hello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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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편지

지는 마음이 두려워
손을 내밀면
오늘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어느 것은 버려야 하고
어느 것은 지켜야 하니
그제야 나는 땅을 밟고 서서
어린애 같은 울음을 내뱉는 것이다
주먹 꼭 쥐고 홀로 태어난 삶
가끔은 그 굽어진 손을 펴고
나의 얼굴을 비춰봐야 한다
정처없이 흐르는 물일지라도
끝은 있게 마련이니
너무 서둘지도
너무 조급해하지도 말고
나의 오늘에 귀를 기울이련다
추운 아침
눈을 뜨면 떠오르는 그대
눈을 감으면 머무는 그대
그것이 그저 내 사랑이겠거니



 


스쳐가는 순간과 기억되는 순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유홍준






신윤복, <월하정인>. 종이에 채색, 28.2 × 35.2㎝, 간송미술관 소장.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 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리라.








당신 안의 얼룩

 이 지루한 레이스도 언젠가는 반드시 끝날 것임을 안다.
당장은 버겁고, 어렵고, 지긋지긋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지나가버려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될 날이 올 것임을 안다. 확신이다. 나의 시간과 경험과 감정을 통해 나는 알고, 그것이 절대 어긋나거나 틀리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러나 견뎌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견뎌내는 것은 언제나 처음처럼 혼란스럽고, 언제나 처음처럼 쉽지 않다. 안다고 해서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안다고 해서 노련해지지는 않는다. 안다고 해서 강해지지는 않는다. 안다. 그건 단지 '아는 것' 이다. 알기에 자신을 좀더 부여잡고, 알기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알기에 최선을 다해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 그래서 난 참아내지만, 그것이 진정 다행스러운 일인지는 말할 수 없다.

 


월요일, 1일, 11월, 그리고 겨울의 시작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칸 국제 광고제 영상을 봤다. 가파른 길과 계단. 자연스레 승희 생각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그의 친구에게선 희미한 담배냄새와 스킨인지 향수인지 모를 향내가 친근하게 섞여 났다. 초겨울의 짧은 해. 복잡하고 산만한 여대 앞 거리. 키위주스와 국화차 그리고 맥주의 조합이 우리를 말해준다. 생경하고 언밸런스하지만 다정한 사람들. 유니콘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때로 의미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사람을 이끈다. 나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이 모든 면에서 관대한 사람. 그건 그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 그 사실이 내게 큰 안정감을 준다. 의자 위에 앉아 하릴없이 내젓던 발을 가만히 감싸쥐어 내려 디디게 해준다.


20101027

 물음표 뿐인 생각이 가득할 땐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신나는 비트의 음악에 몸을 맡겨도 좋고, 땀 흘려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포인트는 속도.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에 나를 맡긴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삼킬 수조차 없는 생각의 덩어리들이 있다.

하루를 꼬박 방치하고, 견딜 수 없을 때까지 최대한 모든 걸 다 어질러 놓은 다음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머리를 했다. 2년 넘게 유지해온 파마머리를 다시 생머리로. 좋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좀 낯설지만, 그래서 마음에 든다.



 
















 
다시 냉기 철철 이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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